[907 기후정의행진 입장문]
“원전씨, 석탄씨 이젠 쉬세요”
-재생에너지 확대하라!
제주 북부에 올여름 58일 누적 열대야(밤 최저 기온 25도 이상)가 발생하며, 역대 최다 기록(2022년 56일)을 갈아치웠다. 스위스 대기기후과학 연구소는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날들이 지난 30년보다 2021년부터 2050년까지 최소 2배, 최대 7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심지어 2051년 이후에는 최대 21배까지 증가할 것이라 경고했다.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은 야외 노동자에게, 침수 피해 농민, 쪽방촌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커녕 각종 환경파괴 사업과 핵발전 진흥 정책만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산업화 대비 지구 평년 온도 1.5도 상승이 채 5년이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1.5도 상승 억제는 물론, 온실가스 누적량 9위 국가로서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사용할 책임이 분명히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907 기후정의행진을 맞아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정부에 3대 정책 요구안을 말한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더 많은 생명의 위기가 찾아온다. 당장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전환을 시작하라
석탄발전은 기후변화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석탄발전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은 주민 건강을 위협한다. 9월 말 영국의 랫클리프 온 소어 석탄화력발전소가 1968년 가동을 시작한 지 56년 만에 문을 닫으며,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소 140여년의 역사가 끝이 난다. 이탈리아 2025년, 프랑스는 2027년, 캐나다는 2030년, 독일은 2038년을 목표로 전 세계는 석탄발전의 종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암모니아 혼소 등 석탄화력 발전소의 가동을 유지하고 연장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 석탄발전소 폐쇄를 더 이상 미루지말고 이행하라.
핵발전은 기후위기의 대안이 아니다. 핵발전은 원료 채굴을 시작으로 고준위핵폐기물을 남기는 끝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위기를 만드는 한 축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기후위기 속에 핵발전은 해수온도 상승이나 해양생태계 변화, 기후재난 등에 출력을 줄이거나 멈춰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질 우려가 크다.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심각한 사고 위험 뿐 아니라, 지속적인 방사성오염 물질 배출과 10만 년을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도 남긴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어렵고, 전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 전력계통으로의 변화에도 걸림돌로 작동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막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031년까지 신규 태양광 발전 허가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남 지역 전력 계통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대며, 영광 핵발전소 1,2호기 수명연장은 당연한 듯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동해안에서 수도권으로 삼척과 강릉의 신규석탄발전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500kV 초고압송전선로가 추진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석탄전기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기다. 정부와 국회는 석탄과 원전을 위한 송전망 건설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계통 접속을 우선 보장하는 정책부터 마련하라.
2024년 9월 5일
환경운동연합